"앱 하나 만들고 싶은데, 개발은 모르겠고, 외주를 맡겨야 하나..."
창업을 준비하는 비개발자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거예요. 좋은 아이디어는 있는데, 그걸 실현할 기술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외주 개발을 알아보기 시작하죠.
그런데 막상 알아보면 막막합니다. 견적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고,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모르겠고, 괜히 잘못 맡겼다가 돈만 날릴까 봐 걱정되고요.
6년간 개발자로 일하면서, 그리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다양한 창업자분들과 협업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봤어요. 외주를 맡기기 전에 이것만 알아도 실패 확률이 확 줄어듭니다.
1.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 명확히 정리하세요
"인스타그램 같은 앱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개발자는 난감합니다. 인스타그램의 어떤 기능이요? 피드? 스토리? DM? 릴스? 이 중 뭐가 핵심이에요?
외주를 맡기기 전에 최소한 이 정도는 정리해야 해요.
- 이 서비스로 해결하려는 문제가 뭔지
- 핵심 기능 3가지가 뭔지
- 첫 번째 사용자가 누군지
완벽한 기획서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A4 한 장이라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글로 옮기는 거예요. 이게 있어야 개발자도 정확한 견적을 낼 수 있고, 나중에 "이거 아닌데요"라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요.
팁: 노션이나 피그잼에 화면별로 "이 버튼 누르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만 적어도 큰 도움이 됩니다.
2. MVP를 이해하세요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예요. 최소 기능 제품이라고 번역하는데, 쉽게 말하면 **"일단 돌아가는 것"**을 먼저 만드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완벽한 앱을 원하세요. 관리자 페이지, 푸시 알림, 결제 시스템, 채팅 기능... 전부 다요. 근데 이렇게 하면 두 가지 문제가 생겨요.
첫째, 비용이 폭발합니다.
기능 하나하나가 다 돈이에요. 채팅 기능만 해도 수백만 원이 들 수 있어요.
둘째, 시장 검증 전에 돈을 다 써요.
아무도 안 쓰는 서비스를 완벽하게 만들어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MVP로 시작하는 거예요. 핵심 기능만 넣어서 빠르게 출시하고, 사용자 반응을 보고, 그 다음에 기능을 추가하는 거죠.
예시: 배달앱을 만든다면? MVP는 "음식점 목록 보기 → 주문하기 → 결제하기" 이 세 가지면 돼요. 리뷰, 쿠폰, 포인트는 나중에요.
3. 견적서를 읽을 줄 알아야 해요
견적서를 받으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해요. "왜 이렇게 비싸지?" 또는 "여긴 왜 이렇게 싸지?"
견적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간단해요. 포함된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견적서를 받으면 꼭 확인해야 할 것들:
- 기획/디자인 포함 여부: 화면 설계와 디자인이 포함인지, 별도인지
- 플랫폼: iOS만? Android만? 둘 다?
- 백엔드/서버: 서버 구축 비용이 포함인지
- 수정 횟수: 무제한인지, 몇 회까지인지
- 유지보수: 출시 후 버그 수정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 산출물: 소스코드를 받을 수 있는지
싼 견적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에요. 뭐가 빠져있는지를 봐야 해요. 나중에 "이건 추가 비용이에요"라는 말을 듣기 싫다면요.
팁: "이 견적에 포함되지 않은 건 뭔가요?"라고 꼭 물어보세요.
4. 소통 방식을 미리 정하세요
외주 개발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소통 부재예요.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개발자는 독심술사가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해야 하고, 중간중간 확인해야 해요.
프로젝트 시작 전에 이것들을 정해두세요:
- 연락 채널: 카카오톡? 슬랙? 이메일?
- 미팅 주기: 주 1회? 격주?
- 진행 상황 공유: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자주?
- 피드백 방식: 화면 캡처? 문서?
소통이 잘 되는 개발자/업체를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견적만 보지 말고, 초기 상담할 때 질문을 얼마나 꼼꼼히 하는지, 내 말을 잘 이해하는지 보세요.
경험담: 싸고 빠르다고 계약했다가, 연락이 안 돼서 프로젝트가 3개월 늘어진 경우를 여러 번 봤어요.
5. 유지보수를 고려하세요
앱은 만들면 끝이 아니에요. 진짜 시작은 출시 후예요.
출시하고 나면 이런 일들이 생겨요:
- 사용자가 버그를 발견해요
- iOS/Android 업데이트로 앱이 안 돌아가요
-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싶어요
- 서버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요
그래서 계약할 때 유지보수 조건을 꼭 확인해야 해요.
- 출시 후 무상 버그 수정 기간은?
- 이후 유지보수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 급한 이슈가 생기면 얼마나 빨리 대응해주는지?
- 나중에 다른 개발자가 이어받을 수 있게 문서화가 되어 있는지?
개발사와 관계가 틀어졌을 때를 대비해서, 소스코드 소유권과 인수인계 방식도 미리 정해두세요.
현실: 대부분의 외주 개발사는 유지보수를 싫어해요. 새 프로젝트가 더 수익이 좋으니까요. 그래서 계약서에 명확히 적어두는 게 중요해요.
6.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세요
비개발자도 쉽게 쓸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요. 이걸 활용하면 소통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필수 도구
| 도구 | 용도 | 무료 여부 | 추천 상황 |
|---|---|---|---|
| 노션 (Notion) | 기획서, 회의록 | 무료 | 문서 정리 |
| 피그마 (Figma) | 디자인 확인/피드백 | 무료 | 디자인 협업 |
| 슬랙 (Slack) | 실시간 소통 | 무료 | 빠른 연락 |
| 트렐로 (Trello) | 작업 진행 현황 | 무료 | 일정 관리 |
| 줌 (Zoom) | 화상 미팅 | 무료(40분) | 정기 미팅 |
도구별 활용법
노션 - 기획서/회의록
프로젝트 폴더 구조 예시
- 프로젝트 개요
- 기능 목록 (우선순위 포함)
- 화면 흐름도
- 회의록: 1주차 킥오프, 2주차 디자인 리뷰...
- 변경 이력
- 이슈 목록
피그마 - 디자인 피드백
피드백 주는 법
- 피드백할 곳 클릭
- 'C' 누르면 코멘트 모드
- 구체적으로 의견 작성
- ❌ "이거 이상해요"
- ✅ "이 버튼 크기를 20% 더 키워주세요"
트렐로 - 진행 현황
보드 구성 예시
| 대기 | 진행 중 | 리뷰 | 완료 |
|---|---|---|---|
| 결제 기능 | 로그인 | 메인화면 | 스플래시 |
| 마이페이지 | 회원가입 | 온보딩 |
소통 채널 분리
채널별 용도
- 카카오톡: 급한 연락만
- 슬랙: 일상적인 소통
- 이메일: 공식 결정사항
- 줌: 주간 정기 미팅
7. 외주 업체 선정 시 꼭 물어볼 질문
미팅 때 이 질문들을 해보세요. 답변을 통해 업체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요.
역량 확인 질문
- "비슷한 프로젝트 경험이 있으신가요?" → 포트폴리오 실제로 보여달라고 하세요
- "그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 직접 개발? 관리만? 재하청?
-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몇 개인가요?" → 너무 많으면 우선순위 낮을 수 있음
- "이 프로젝트를 담당할 개발자는 누구인가요?" → 실제 개발자와 미팅 요청
프로세스 확인 질문
-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 주간 미팅? 진행 보고?
- "일정이 지연되면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 패널티 조항 확인
- "중간에 기능을 변경하고 싶으면요?" → 변경 절차와 추가 비용 기준
- "QA는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 테스트 절차 확인
리스크 확인 질문
- "담당자가 중간에 바뀌면 어떻게 되나요?" → 인수인계 절차
-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작업물은요?" → 소스코드/디자인 소유권
- "출시 후 버그가 발생하면요?" → 무상 보수 기간
-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나요?" → 에스크로, 소스코드 보관
빨간 신호 🚨
이런 답변이 나오면 조심하세요.
| 질문 | 위험한 답변 |
|---|---|
| 비용 문의 |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불투명) |
| 일정 문의 | "다 해드릴게요" (비현실적) |
| 기능 문의 | "뭐든 됩니다" (역량 과장) |
| 소유권 | "저희가 관리해드릴게요" (귀속 불명확) |
8. 단계별 체크포인트
각 단계에서 이것만 확인하면 큰 문제는 피할 수 있어요.
계약 전
- 포트폴리오 확인 (실제 운영 중인 앱)
- 레퍼런스 체크 (이전 클라이언트 연락)
- 견적서 항목별 확인 (포함/불포함)
- 실제 개발자와 미팅
- 계약서 검토 (소유권, 유지보수)
킥오프 (시작)
- 소통 채널 개설 (슬랙, 카톡 등)
- 정기 미팅 일정 확정
- 기획서 최종 확인
- 마일스톤별 결제 일정 확인
- 각 단계 산출물 목록 확인
디자인 단계
- 와이어프레임 확인 (화면 흐름)
- 디자인 시안 피드백 (구체적으로)
- 모든 화면 상태 확인 (로딩, 에러, 빈 상태)
- 반응형/다크모드 필요시 확인
- 디자인 최종 승인 전 꼼꼼히
개발 단계
- 주간 진행 상황 확인
- 중간 빌드 직접 테스트
- 이슈 발생 시 즉시 공유 받기
- 기획과 다른 부분 바로 피드백
- GitHub/저장소 접근 권한 확보
QA/테스트 단계
- 모든 기능 직접 테스트
- 다양한 기기에서 테스트
- 이상한 입력값 넣어보기
- 느린 네트워크에서 테스트
- 버그 목록 정리 후 전달
출시 전
- 앱스토어 정보 준비 (스크린샷, 설명)
- 개인정보처리방침 준비
- 테스트 계정 준비 (심사용)
- 서버 세팅 완료 확인
- 도메인/SSL 설정 확인
출시 후
- 소스코드 인수 확인
- 기술 문서 인수 확인
- 서버 접근 권한 인수
- 무상 유지보수 기간 시작
- 분석 도구 데이터 확인
9. 외주 실패 사례와 예방법
실제로 자주 발생하는 실패 사례와 예방법이에요.
사례 1: 연락 두절
실제 상담 사례
"계약금 50% (1,500만원) 주고 2주 후 연락 두절. 번호 바뀌고 사무실 비어있었어요." — 푸드테크 스타트업 대표
예방법
- 마일스톤별 결제 (30-30-30-10)
- 매주 진행 상황 보고 의무화
- 3일 이상 연락 안 되면 계약 해지 조항
- 사업자등록증 확인, 설립 2년 이상 업체 선호
사례 2: 퀄리티 문제
실제 상담 사례
"포트폴리오에 있던 앱이랑 완전 달라요. 알고 보니 그건 재하청 받은 다른 업체 작업물이었어요." — 이커머스 창업자
예방법
- 포트폴리오 앱 직접 다운받아 확인
- "이 앱을 직접 만드셨나요?" 확인
- 실제 개발자와 미팅
- 중간 산출물 계속 확인
사례 3: 일정 폭파
실제 상담 사례
"3개월 계약이 8개월 걸렸어요. 중간에 핵심 개발자가 퇴사했다고... 추가금 2,000만원 요구받았습니다." — 헬스케어 앱 대표
예방법
- 지연 시 페널티 조항 (주당 N% 감액)
- 마일스톤별 일정 명시
- 담당자 변경 시 인수인계 절차 계약서에 명시
사례 4: 숨겨진 비용
실제 상담 사례
"2,000만원 계약했는데, 서버 비용(월 30만원), iOS 추가(800만원), 관리자 페이지(500만원)... 결국 4,000만원 넘게 썼어요." — 커뮤니티 앱 창업자
예방법
- 견적서에 포함/불포함 명확히
- "이 견적에 없는 건 뭔가요?" 질문
- 총 비용 (개발+서버+유지보수) 미리 확인
사례 5: 소스코드 분쟁
실제 상담 사례
"관계가 틀어져서 다른 업체로 옮기려는데, '소스코드는 저희 자산'이라며 안 줬어요. 결국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 SaaS 창업자
예방법
- 계약서에 소유권 귀속 조항 필수
- GitHub 저장소 접근 권한 확보
- 인수인계 의무 명시
10. 비용 관련 추가 팁
견적 비교 시 주의점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세요
| 구분 | A사 | B사 |
|---|---|---|
| 기본 견적 | 2,000만원 | 3,000만원 |
| 디자인 | 별도 (+500만원) | 포함 |
| Android | 별도 (+1,000만원) | 포함 |
| 관리자 페이지 | 별도 (+500만원) | 포함 |
| 실제 총액 | 4,000만원 | 3,000만원 |
싼 견적의 함정
겉으로 보이는 금액만 비교하면 안 돼요. **전체 범위(Scope)**를 동일하게 맞춰서 비교해야 합니다.
숨겨진 비용 체크리스트
개발비 외에 이것도 확인하세요:
| 항목 | 예상 비용 |
|---|---|
| 서버 비용 | 월 5~50만원 |
| 도메인 | 연 1~3만원 |
| SSL 인증서 | 무료~유료 |
| 앱스토어 등록비 | iOS 연 13만원, Android 3.5만원 |
| 결제 수수료 | 2.5~3.5% |
| 문자/알림톡 | 건당 10~20원 |
| 유지보수 | 월 50~200만원 |
예산 부족할 때 전략
| 우선순위 | 전략 | 기대 효과 |
|---|---|---|
| 1순위 | 범위 줄이기 (MVP) | -40~60% |
| 2순위 | 플랫폼 줄이기 (웹 또는 앱만) | -30~50% |
| 3순위 | 디자인 간소화 (템플릿) | -20~30% |
| 4순위 | 노코드 (Bubble, Webflow) | -50~80% |
외주 성공 공식
성공적인 외주 = 명확한 기획 × 검증된 파트너 × 꾸준한 소통
| 단계 | 핵심 |
|---|---|
| 1. 기획 | 명확히 정리 (A4 1장이라도) |
| 2. 파트너 | 포트폴리오 + 레퍼런스 검증 |
| 3. 소통 | 주 1회 이상 정기 미팅 |
| 4. 계약 | 소유권, 유지보수 꼼꼼히 |
| 5. 확인 | 마일스톤별 중간 점검 |
마치며
외주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 큰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 5가지만 알아도 최소한 "호구"는 안 당해요.
정리하면:
- 기획을 명확히 — 뭘 만들지 정리해서 전달하세요
- MVP로 시작 — 완벽보다 빠른 검증이 중요해요
- 견적서 꼼꼼히 — 뭐가 포함이고 뭐가 빠졌는지 확인하세요
- 소통 방식 합의 — 연락 안 되는 곳은 피하세요
- 유지보수 계획 — 출시 후가 진짜 시작이에요
혹시 개발 외주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무료 상담을 통해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코드메잇이 도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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