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비스는 이 기능도 있어야 하고, 저 기능도 있어야 해요."
창업자분들과 미팅을 하면 항상 듣는 말이에요. 열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이런 접근은 99% 실패로 이어집니다.
왜일까요? 오늘은 MVP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지 이야기해볼게요.
MVP, 왜 필요한가요?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예요. 한국어로는 '최소 기능 제품'이라고 하죠. 핵심은 **"가장 적은 기능으로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많은 창업자분들이 이렇게 생각해요.
- "완벽하게 만들어서 출시해야 경쟁력 있지 않나요?"
- "기능이 부족하면 사용자들이 안 쓸 것 같아요"
- "투자받으려면 완성도가 높아야 하잖아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예요.
완벽한 제품이 실패하는 이유
첫째, 시장은 예측할 수 없어요.
아무리 뛰어난 기획자도 사용자의 실제 행동을 100% 예측할 수 없어요. 6개월 동안 열심히 만든 기능이 정작 아무도 안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둘째, 돈이 먼저 떨어져요.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런웨이'(버틸 수 있는 기간)예요. 완벽한 제품을 만드느라 1년을 쓰면, 정작 마케팅하고 피봇할 여력이 없어요.
셋째, 속도가 경쟁력이에요.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팀은 최소 10개는 있다고 보면 돼요. 먼저 시장에 나가서 피드백을 받는 팀이 이깁니다.
실제 사례: 인스타그램도 처음엔 '버븐(Burbn)'이라는 위치 기반 체크인 앱이었어요. 출시 후 사용자들이 사진 공유 기능만 쓴다는 걸 발견하고 피봇한 거죠.
핵심 기능 선별하는 법
MVP에서 가장 어려운 건 **"뭘 빼야 하는가"**예요. 모든 기능이 다 중요해 보이거든요.
1단계: 핵심 가치 정의하기
먼저 이 질문에 답해보세요.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쓰는 단 하나의 이유는 뭔가요?"
- 배달앱이라면? → 빠르게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 숙박앱이라면? → 저렴하게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 운동앱이라면? → 꾸준히 운동하기 위해
이 핵심 가치를 제공하는 기능만 MVP에 넣으세요.
2단계: Must-have vs Nice-to-have 분류
모든 기능을 두 가지로 분류해보세요.
Must-have (필수)
- 이게 없으면 서비스 자체가 안 되는 기능
- 핵심 가치를 직접 전달하는 기능
Nice-to-have (있으면 좋은)
-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기능
- 나중에 추가해도 되는 기능
예를 들어 배달앱의 경우:
| Must-have | Nice-to-have |
|---|---|
| 음식점 목록 | 리뷰/별점 |
| 메뉴 보기 | 즐겨찾기 |
| 주문하기 | 쿠폰/포인트 |
| 결제하기 | 주문 추적 |
3단계: 수동으로 대체 가능한 건 빼기
많은 기능이 사실 사람이 수동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 자동 알림 → 직접 문자/카톡 보내기
- 관리자 페이지 → 엑셀로 관리하기
- 결제 시스템 → 계좌이체 안내하기
MVP 단계에선 이런 기능을 과감히 빼고, 직접 손으로 처리하세요.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팁: "이 기능 없으면 서비스가 아예 안 돌아가나요?"라고 물어보세요. 아니라면 빼세요.
MVP 개발 비용 줄이는 법
MVP도 결국 돈이 드는 건 맞아요. 하지만 똑똑하게 접근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노코드/로우코드 활용하기
간단한 MVP라면 코딩 없이도 만들 수 있어요.
- 랜딩페이지: Framer, Webflow
- 데이터베이스: Airtable, Notion
- 자동화: Zapier, Make
- 결제: 토스페이먼츠 링크, 페이팔
처음엔 이런 도구로 시작하고, 반응이 있으면 그때 본격 개발해도 늦지 않아요.
크로스 플랫폼 개발하기
iOS와 Android를 따로 만들면 비용이 2배예요. Flutter나 React Native 같은 크로스 플랫폼을 쓰면 한 번에 두 OS를 커버할 수 있어요.
물론 네이티브보다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MVP 단계에선 충분합니다.
디자인 간소화하기
화려한 애니메이션, 복잡한 인터랙션은 MVP에 필요 없어요. 깔끔하고 직관적인 UI면 충분합니다.
- 무료 UI 키트 활용
- 기본 컴포넌트 위주로 구성
- 애니메이션은 최소화
MVP 출시 후 해야 할 것
MVP는 출시가 끝이 아니에요. 진짜 중요한 건 출시 후 데이터 수집과 분석입니다.
핵심 지표 정하기
모든 걸 다 측정하려고 하면 안 돼요. MVP 단계에서 봐야 할 핵심 지표만 정하세요.
- 획득: 몇 명이 가입했나?
- 활성화: 핵심 기능을 써봤나?
- 유지: 다시 돌아왔나?
- 추천: 다른 사람에게 알렸나?
사용자 인터뷰하기
데이터만으로는 '왜'를 알 수 없어요. 초기 사용자 10명만 직접 만나서 물어보세요.
- 왜 우리 서비스를 쓰게 됐나요?
- 가장 불편한 점이 뭔가요?
- 어떤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어요?
이 피드백이 다음 버전의 방향을 정해줍니다.
빠르게 개선하기
피드백을 받으면 바로 반영하세요. 2주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걸 목표로 하세요.
MVP는 '최소 기능 제품'이지만, '최소 노력 제품'이 아니에요. 출시 후 빠른 개선이 핵심입니다.
성공한 스타트업의 초기 MVP
실제로 지금 유명한 서비스들의 첫 버전이 어땠는지 볼게요.
배달의민족
초기 MVP (2010년): 전단지 정보 앱. 주문은 전화로, 결제는 현금으로.
지금의 배민과 완전 달라요. 하지만 핵심 가치인 "음식점 정보를 쉽게 찾기"는 검증됐죠.
배민의 초기 전략
김봉진 대표는 처음에 직접 전단지를 모아 입력했어요. 자동화? 없었어요. **"일단 되게 만들자"**가 핵심이었죠.
토스
초기 MVP (2015년): 오직 송금 기능 하나. 계좌번호 몰라도 전화번호로 송금.
지금은 종합 금융 앱이지만, 처음엔 "간편 송금" 하나로 시작했어요.
당근마켓
초기 MVP (2015년, 판교장터): 판교 지역 한정 게시판. 채팅? 없었어요. 댓글로 연락처 교환.
동네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중고거래 니즈를 발견하고 피봇했어요.
에어비앤비
초기 MVP (2007년): 에어매트리스 3개 + 아침식사. 예약은 이메일로.
창업자들이 자기 집에 손님 3명 받으면서 시작. 호텔 대안의 수요 확인.
드롭박스
초기 MVP (2007년): 제품? 없었어요! 3분짜리 데모 영상만으로 대기자 7만 5천명 확보.
가장 린(Lean)한 MVP
드롭박스는 제품을 만들기 전에 영상 하나로 시장 수요를 검증했어요. "만들면 쓸 사람 있을까?"를 확인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었죠.
교훈
| 서비스 | MVP 핵심 | 나중에 추가 |
|---|---|---|
| 배민 | 음식점 정보 | 주문, 결제, 배달 |
| 토스 | 간편 송금 | 은행, 증권, 보험 |
| 당근 | 지역 게시판 | 채팅, 동네생활, 중고차 |
| 에어비앤비 | 숙소 공유 | 체험, 예약관리 |
| 드롭박스 | 파일 동기화 | 협업, 비즈니스 |
공통점: 핵심 가치 하나로 시작 → 검증 후 확장
MVP 기능 선별 프레임워크
"뭘 넣고 뭘 빼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죠. 검증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세요.
MoSCoW 방법
가장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법이에요.
| 분류 | 의미 | MVP 포함 |
|---|---|---|
| Must have | 없으면 안 됨 | ✅ 포함 |
| Should have | 있어야 함 | △ 일부 포함 |
| Could have | 있으면 좋음 | ❌ 제외 |
| Won't have | 나중에 | ❌ 제외 |
예시: 배달앱
| Must have (필수) | Should have | Could have | Won't have |
|---|---|---|---|
| 음식점 목록 | 주문 내역 | 리뷰/별점 | 포인트 |
| 메뉴 보기 | 푸시 알림 | 쿠폰 | 구독 서비스 |
| 주문하기 | AI 추천 | ||
| 결제하기 |
RICE 스코어링
기능 우선순위를 점수로 정량화하는 방법.
RICE 점수 = (Reach × Impact × Confidence) / Effort
| 요소 | 설명 | 척도 |
|---|---|---|
| Reach | 얼마나 많은 사용자에게 영향? | 사용자 수 |
| Impact | 얼마나 큰 영향? | 0.25 / 0.5 / 1 / 2 / 3 |
| Confidence | 얼마나 확신? | 50% / 80% / 100% |
| Effort | 개발 공수 | 인/주 |
예시:
| 기능 | Reach | Impact | Confidence | Effort | 점수 |
|---|---|---|---|---|---|
| 소셜 로그인 | 1000 | 2 | 80% | 2 | 800 |
| 리뷰 기능 | 500 | 1 | 60% | 4 | 75 |
| 푸시 알림 | 800 | 1 | 100% | 2 | 400 |
→ 점수 높은 순서로 개발
기능 매트릭스
2x2 매트릭스로 한눈에 판단.
| 낮은 노력 | 높은 노력 | |
|---|---|---|
| 높은 가치 | ✅ Quick Wins (바로 하기) | 🤔 Big Bets (신중하게) |
| 낮은 가치 | △ Fill-ins (여유 있으면) | ❌ Avoid (하지 말기) |
Quick Wins를 먼저!
MVP에서는 Quick Wins 기능만 넣으세요. 적은 노력으로 높은 가치를 주는 기능이 MVP의 핵심이에요.
MVP 개발 방법론
린스타트업 사이클
┌──────────────────────────────────────┐
│ │
▼ │
[ Build ] ──▶ [ Measure ] ──▶ [ Learn ]
│ │
│ │
└───────────────────────────────────────┘
1. Build: 가설 기반 MVP 개발
2. Measure: 데이터 수집
3. Learn: 학습 후 개선/피봇
MVP 타입별 선택
| MVP 타입 | 설명 | 적합한 상황 | 비용 |
|---|---|---|---|
| 랜딩페이지 | 소개 페이지 + 대기 신청 | 아이디어 초기 검증 | 50~200만원 |
| 컨시어지 | 사람이 수동으로 서비스 | 복잡한 서비스 검증 | 거의 무료 |
| 오즈의 마법사 | 겉은 자동, 속은 수동 | 기술 검증 전 | 500~1,000만원 |
| 프로토타입 | 핵심 기능만 구현 | 사용성 검증 | 1,000~3,000만원 |
| 단일 기능 | 딱 하나만 제대로 | 명확한 핵심 가치 | 1,000~2,000만원 |
컨시어지 MVP 예시
상황: 반려동물 돌봄 매칭 서비스
[일반 MVP - 3,000만원]
- 펫시터 등록 시스템
- 검색/필터 기능
- 예약 시스템
- 결제 연동
- 리뷰 시스템
[컨시어지 MVP - 거의 무료]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설
- 펫시터 5명 직접 섭외
- 고객 요청 → 내가 직접 매칭
- 결제 → 계좌이체
3,000만원 들이기 전에, 실제로 수요가 있는지 확인!
MVP 출시 후 분석 도구
데이터 없이 감으로 개선하면 안 돼요. 꼭 분석 도구를 붙이세요.
필수 도구 (무료)
| 도구 | 용도 | 특징 |
|---|---|---|
| Google Analytics | 기본 트래픽 분석 | 무료, 필수 |
| Hotjar | 히트맵, 녹화 | 무료 티어 있음 |
| Mixpanel | 이벤트 분석 | 무료 티어 넉넉 |
| Firebase Analytics | 앱 분석 | 무료, 앱 필수 |
핵심 지표 (North Star Metric)
MVP 단계에서는 모든 걸 측정하려 하지 마세요. 핵심 지표 하나에 집중!
서비스별 핵심 지표 예시:
| 서비스 타입 | 핵심 지표 |
|---|---|
| 이커머스 | 첫 구매 전환율 |
| 콘텐츠 | 재방문율 (D1, D7) |
| SaaS | 핵심 기능 사용률 |
| 소셜 | 친구 초대 수 |
| 구독 | 유료 전환율 |
퍼널 분석
[예시: 이커머스 MVP]
유입 (1,000명)
↓ 80%
회원가입 (800명)
↓ 50%
상품 조회 (400명)
↓ 30%
장바구니 (120명)
↓ 40%
결제 완료 (48명)
→ 전환율: 4.8%
→ 어디서 이탈이 큰지 파악
A/B 테스트
두 가지 버전 중 뭐가 나은지 실험.
[예시]
버전 A: "지금 가입하기" 버튼 (파란색)
버전 B: "무료로 시작하기" 버튼 (초록색)
→ 50%씩 노출
→ 전환율 비교
→ 승자 채택
추천 도구:
- Google Optimize (무료)
- Optimizely
- VWO
MVP 비용별 현실적 선택
예산 300만원 미만
→ 랜딩페이지 + 노코드 도구
- Framer/Webflow로 랜딩페이지
- Tally로 신청 폼
- Airtable로 데이터 관리
- 컨시어지로 서비스 운영
예산 300~1,000만원
→ 노코드 MVP 또는 최소 웹앱
- Bubble로 웹앱
- 또는 프리랜서에게 핵심 기능만
- 디자인은 템플릿 활용
예산 1,000~3,000만원
→ 본격 MVP 개발
- 프리랜서 또는 소규모 개발사
- 핵심 기능 5~7개
- 한 플랫폼 (웹 또는 앱)
예산 3,000만원 이상
→ 제대로 된 MVP
- 개발사 또는 풀스택팀
- 웹 + 앱 (크로스플랫폼)
- 관리자 페이지 포함
마치며
MVP는 단순히 "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가장 빠르게 시장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에요.
정리하면:
- 핵심 가치에 집중 — 단 하나의 이유를 명확히 하세요
- 과감히 빼기 — Nice-to-have는 전부 다음으로 미루세요
- 수동 대체 — 자동화는 나중에, 일단 손으로
- 빠른 출시 — 완벽보다 속도가 중요해요
- 데이터 수집 — 출시 후가 진짜 시작이에요
MVP 개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무료 상담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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